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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남지 11월호 (이 책을 먹으라, 월든 )

작성자명이**
조회수28
등록일2024-10-31 오후 11:20:00

11월의 추천도서

 

먼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면서 도서추천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수상에 번역자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자타가 인정하는 점입니다. 만약 특A급 번역자가 진작 한국문학을 진심을 다해 번역했다면 훨씬 이전에 노벨문학상을 한국에 안겨주었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번역은 반역입니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니빌레라


이 시를 영어로 100% 번역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입니다.

 

번역은 말을 옮기는 것을 넘어 정서와 오감까지 전달해야 하는 지난한 창조 작업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달 추천도서에는 히브리어로 쓰인 구약성경과 헬라어로 쓰인 신약성경 번역 이야기를 담은 책을 먼저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책을 먹으라(유진 피터슨, IVP, 2006)

 

이 책의 제목은 "내가 작은 두루마리를 달라 한즉 천사가 이르되, 갖다 먹어 버리라."(요한계시록 10:9)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요지는 성경 읽기는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고, 먹어서 완전히 소화시켜 우리의 모든 감각과 삶을 통해 읽어 내려가야 하는 영적독서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을 먹는다는 표현은 구약성경(15:16, 2:8)에도 나오는 표현으로, 이 책은 성경읽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는 고전의 반열에 들어간 책입니다. 사실 제가 이 책을 소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서두에 말한 성경번역에 관한 부분 때문인데, 이 책 3부에는 성경이 번역된 과정과 저자가 거의 홀로 번역한 가장 최신의 영어 번역인 메시지성경의 탄생비화가 적혀 있습니다. 만약 이 책의 요지를 적은 1,2 부의 내용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3부를 먼저 읽어보라고 권유 드립니다. 이전에 성경번역에 대한 책을 몇권 읽어보았는데 이 책처럼 간단명료하면서 핵심을 적은 책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원전 성경을 완벽하게 번역한 번역 성경은 있을 수 없고, 당연히 메시지성경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메시지성경은 대다수의 목회자들에게 인정받고 성경읽기에 획기적인 반향을 일으킨 책입니다. 성경, 특별히 구약성경은 상당부분 운문으로 구성된 거대한 문학서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보는 개역개정성경은 대부분 산문으로 번역해 놓았지만(심지어 시편까지도). 문학서를 번역할 때 직역을 할 것인가, 의역을 할 것인가에 정답은 없지만, 현재 번역되어 있는 많은 버전의 성경 중 메시지성경만큼 잘 의역된 번역 성경은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은 목회자의 목회자로 불렸던 고 유진 피터슨이 일생을 통해 집중했던 성경읽기에 대한 생각을 집대성한 필독서로, 이 책을 본 후 메시지성경을 고어체의 개역개정성경과 함께 본다면 무릎을 치는 일이 자주 벌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월든(헨리 데이빗 소로우, 은행나무, 2011)

 

누구나 인정하는 고전 중의 고전으로 1854년 출간된 이 책은 지금 읽어도 전혀 이질감이 없는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지난 달 인도여행을 하면서 이 책을 완독했는데 벽돌책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두께의 이 책은 대자연 예찬과 문명사회의 통념에 대한 비판으로 놀라운 통찰을 줍니다. 저자는 하버드 졸업생이지만 문명을 등지고 홀로 월든 호수에서 2년을 오두막을 짓고 지내며 자신만의 철학과 박학다식함, 그리고 유려한 문장으로 독자들을 휘어잡습니다. 물론 그의 주장이 다 맞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은 공감하게 됩니다. 저자는 자신이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책 속에 나오는 많은 성경이야기와 자연예찬은 마음 한편의 신앙심을 내비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 책은 망망대해 작은 보트 속에 호랑이와 살며 대자연을 그린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을 듣는 감동과는 또 다른, 책만 줄 수 있는 자연예찬을 선사합니다. 이 책을 다 읽기가 조금 부담스럽다면 아무 챕터나 골라 짧게 정독해 보는 것도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노벨문학상이 1901년에 첫 수상작을 발표했기에 1862년에 작고한 소로우가 수상을 하지 못했지만 소로우는 어느 노벨문학상 수상자들보다 독자들에게 삶에 대한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유려한 문장을 원문으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저에게 부족한 것이 못내 아쉬울 뿐입니다.

 

노벨문학상 작가의 책을 원문으로 읽을 수 있는 된 것은 대단한 자부심을 갖게 합니다.

사족일지 모르겠지만, 2007년 출간되었지만 주목 받지 못해 절판되었다가 2016년 맨부커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부활한 채식주의자는 내용 중 상당부분이 변태, 엽기, 외설인 19금 소설입니다. 언젠가부터 19금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명망 있는 상을 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책도 영화처럼 19금 표시가 필요할 듯합니다. 자녀들의 독서지도를 위해서도. 데이빗 소로우처럼 자신만의 철학이 더욱 더 중요해져가는 시절입니다.

 

: 이종훈 편집장 moses2000@hanmail.net

 (18다락방, 의대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천재들저자)